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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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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영 변호사 작성일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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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사건을 맡아 처리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성실함일 것이고, 변호사의 성실함은 두 가지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

 

먼저 하나는 의뢰인이 처한 사실관계를 꼼꼼하고 성실하게 체크해야 한다는 측면이다. 보통 변호사를 법률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너무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사실관계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 내 의뢰인에게 맞는 정확한 법률을 찾기 위해서는 그의 바탕이 되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이다. 사건에 따라 마약유통경로에 대해 상세히 알아야 하는 경우가 있고, 또한 원양어선에서 잡은 참치나 다른 해산물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유통되는지를 상세히 알아야 의뢰인에게 법률적인 답변을 해 줄 수 있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변호사는 각 사건마다 해당 사건의 바탕이 되는 사실관계를 전문가 수준으로 파악해야 하고 이 지점에서 성실한 태도가 빛을 발한다.

 

성실함의 다른 측면은 말 그대로 재판 과정에서 얼마나 사건 진행에 신경을 쓰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판 경과에 대해 얼마나 상세히 의뢰인에게 고지하고 소통하는지에 따라 의뢰인들의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고, 이 역시 너무도 당연하다.

 

최근 이러한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해 큰 문제가 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소통의 부재를 넘어 전문가인 변호사로서 준수해야 할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의뢰인에게 막심한 피해가 발생하였다.

 

·고등학교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한 은광여자고등학교 1학년 박주원(향년 16, 1999년생)의 유족이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법인, 학교폭력 가해자 등을 상대로 20168월부터 진행 중이던 민사소송에 대해, 유족의 법률 대리인이었던 권경애 변호사가 별다른 상의도 없이 2022922, 1013, 1110일에 열린 항소심 기일에 모두 출석하지 않아 유족이 최종 패소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 2023년 언론과 유족을 통해 폭로된 것이다. 이에 더해 권 변호사는 자신의 과실 때문에 패소가 확정됐다는 사실도 소송 위임인인 유족 측에게 무려 5개월 동안 이를 숨겨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항소심에서의 승소가능성 여부를 떠나 유족분들은 너무나도 참담한 심정이었을 것이고, 당사자인 권변호사 역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임을 인정했다. 변호사가 성실하고 꼼꼼한 태도를 보이지 못했을 때에 어떤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며,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성실한 변호사가 되자고 다짐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