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의 폭로를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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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영 변호사 작성일23-03-21본문
최근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인터넷에 아버지인 전재용씨를 포함한 자기 일가 전체를 비난하고 또 주변 지인들의 범죄를 폭로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자신의 가족들이 숨겨진 비자금을 이용하고 있다거나, 사업에 검은 돈을 이용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가족 사진,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내부 사진, 지인들의 프로필 등도 함께 공개되었기에 세간의 관심이 더 모아지는 형국이다
주변 지인들에 관한 내용도 문제가 되겠지만, 그래도 일단 국민들의 관심은 전두환 일가 쪽에 모아지는 것 같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이 천문학적인 액수의 추징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사망한 상황에서 전우원씨가 언급한 비자금 혹은 검은 돈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지 여부를 궁금해 하는 듯 하다.
하지만 해당 비자금 혹은 검은 돈의 실체가 드러난다 하더라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추징하지 못한 남은 추징금이 추징되기는 어렵다.
일단 원칙적으로 추징이라는 것은 범죄자 본인의 재산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워낙 자금세탁이나 은닉이 잘 되어 본인 명의의 재산이 거의 없었고, 그래서 2013년 제3자가 범인의 불법재산임을 알면서 이를 취득한 경우 추징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무원범죄몰수법이 신설되었다. 즉, 전두환 전대통령의 추징을 위해 새로운 입법이 이루어진 것이고 이때부터 전전대통령 본인뿐 아니라 주변의 가족들 재산에도 추징이 시작되었다.
그 과정에서 전전대통령의 셋째 며느리가 소유한 연희동집 별채가 추징을 위해 압류되었는데, 이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전전대통령이 사망했다. 이에 대법원은 “몰수나 추징을 포함한 재산형 등 재판의 집행은 재판을 받은 자에 대해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재판을 받은 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판의 집행을 할 수 없고, 검사는 집행불능 결정을 해야 한다. 전씨가 사망한 이후 원고를 상대로 전씨에 대한 판결에 따른 추징 집행을 계속할 수는 없다”고 밝혀 현 시점에서는 비자금이나 검은 돈의 실체가 드러난다고 해도 이를 추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전씨의 가족들이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전씨의 범죄수익을 은닉하거나 범죄수익인지 알고도 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나면 이는 별도의 범죄가 되고, 이렇게 별도의 범죄가 성립하면 그때는 행위자를 형사처벌 하며 재산을 몰수 혹은 추징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지난 사건이기 때문에 행위시점에 따라 공소시효가 도과했을 가능성 존재하고, 무엇보다 현 시점에서는 비자금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이 나온 것도 아니므로 전씨의 폭로가 바로 비자금의 수사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씨 일가의 일원으로서 그 경제적 혜택을 누리며 살던 가족의 구성원이 이러한 폭로를 했다는 점에서 그 동기가 자못 궁금하기도 하고 최종적으로 실체나 진실이 어느 정도까지 드러날지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