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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적인 변론과 평화(?)로운 변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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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영 변호사 작성일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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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마다 재판을 진행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재판부와의 다툼도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 있고, 논리적인 주장을 다 하지만 가급적 재판부의 절차진행을 존중하며 평화(?)롭게 소송에 임하는 스타일의 변호사들도 있다.

 

나는 적극적으로 전투적인 변론을 하는 스타일이지만 어떤 변론 스타일이 재판부 설득에 유리할지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주장자체가 논리정연하다면 스타일에 따른 승소확률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보통 변호사들도 대체로 같은 생각인 듯 하다.

 

하지만 실무에서 곤혹스러운 사태를 직면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의뢰인이 적절하지 않은 자신의 주장을 너무 강하게 펼치며 이를 재판에서 같이 주장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이다. 재판부에서 정당한 당사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적극적으로 우리 측의 주장을 해야하고, 나아가 다툼까지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반대로 의뢰인이 증거도 없는 추측성의 주장이나, 실무의 관행에 맞지 않는 주장을 강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에는 정말이지 참으로 곤혹스럽다. 물론 해당 주장을 하다가재판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서 논리적인 실제의 불이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판을 진행하는 판사 역시도 사람인 것이고, 적절하지 않은 주장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면, 해당 당사자가 하는 주장 전체의 신빙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이런 경우는 많다. 우리 주변에서도 말이 많지는 않지만 옳은 말을 주로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말에 상대적으로 더 귀를 기울이게 되고, 말이 많지만 항상 자기입장에서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말을 상대적으로 경시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의뢰인으로부터 보수를 받고 일하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위와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매우 곤란한 것이 사실이다. 소송에 일부 악영향을 감수하고서라도 나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의뢰인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할 것인지, 의뢰인이 다소 불만족스럽더라도 내가 사건을 수임한 본질적인 목표인 승소를 위해 해당 주장을 하지 않을 것인지. 나는 양자의 상황에서 보통 사건을 수임한 본질적인 목표인 승소를 위해 의뢰인을 설득하는 편이며, 의뢰인과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나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의뢰인의 감정적인 만족 보다는 의뢰인의 실질적인 승소를 목표로 하는 것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