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일기
DAIRY
고객후기

소송일기

이혼전문변호사로서의 마음가짐

페이지 정보

김용주 변호사 작성일22-06-30

본문

지난 주말, 1년 전에 이혼 사건을 진행했던 의뢰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인이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내 연락처를 전달해도 괜찮겠냐는 것이었다.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종종 있는 일인데, 정말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내가 의뢰인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다주었다는 의미일 테니까.

 

처음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민사, 형사, 가사, 행정 등 다양한 사건들을 경험하였음에도 상대적으로 수임료가 비싼 형사사건이나 사건수가 제일 많은 민사사건이 아닌 '이혼'사건을 나의 주 업무분야로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혼 사건에서의 '의뢰인의 만족도'가 가장 컸기 때문이다.

 

이혼 사건의 의뢰인들은 평생 함께 하기로 약속한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거나 혹은 여러 가지 이유로 배우자와의 신뢰관계, 부부관계가 악화되어 소송까지 오게 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마음 한 편에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악의적인 비난이 난무하는 소송과정에서 그 상처는 더욱 깊어지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에게 그러한 의무까지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나는 그런 마음의 상처까지도 보듬어줄 수 있는 변호사가 유능한 변호사라고 생각한다.

 

내가 본격적으로 이혼전문변호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주변의 남자 변호사님들 중에는 내가 형사나 민사가 아닌 이혼전문변호사가 되려고 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 사건 자체가 주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심하고 의뢰인들 케어(care)하는 것이 너무 힘들지 않냐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혼전문변호사 중에 남자변호사보다 여자변호사가 더 많다.

 

그러나 나는 원래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상대방의 입장에 공감도 잘 해주는 편이어서 나는 어려서부터 주변에 친구가 많았다. 사건에 대해 잘 알아야 그만큼 집중이 잘 되고 진정성 있는 변론이 가능하니까, 그래서 나는 의뢰인과의 대화를 즐기는 편이다. 의뢰인과 소통을 하다보면 사건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안부도 묻고 사람 사는 이야기도 하면서 교감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의뢰인에게 감정이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의뢰인의 사건이 아니라 내 사건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사건에 임하게 된다.

 

아마 내 의뢰인들이 나의 사건 수행에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것은 소송에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온 것도 있겠지만 소송과정에서 혼자가 아니라 사건을 마치 내 일처럼 생각하고 공감해주는 든든한 조력자가 함께 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무언가에 걸려 넘어진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다는 건 정말 뜻 깊고 의미 있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이것이야 말로 정말 행복한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