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지난 6월부터 유튜브(Youtube)에 '킹무법인 유안'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나를 포함한 다른 두 대표님(안재영, 유달준)이 함께 사회적 이슈나 일반 사람들이 관심을 갖을 만한 주제를 가지고 법률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시청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채널인데, 최근에는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리뷰 위주로 영상을 올리고 있다.

5개월 째 매주 유튜브 촬영을 하고 있지만 사실 나는 유튜브 촬영을 하고 싶지 않았다. 유튜브라는 불특정 다수인이 자유롭게 머무르는 공간에 내가 나오는 영상을 업로드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고(부끄러웠고)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 불안감이 컸기 때문이었다. 유튜브로 인한 광고효과는 애초에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작년이었나.. 내가 소속변호사이던 시절, 유튜브 촬영에 관한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도 나는 촬영에는 절대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이야기 했었다. 기획이라든지 대본작성 등에는 참여할 용의가 있지만(영상에 목소리 나가는 것 정도까지는...?) 얼굴은 내보이기 싫었다. 나는 원래 많은 사람들 앞에 서면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법과 관련된 강의 제안이 들어오더라도 정중히 거절해왔다. 물론 촬영 때 나를 바라보는 것은 청중들이 아닌 카메라 3대 뿐이지만 그 카메라에 저장된 내 모습을 300명, 3,000명, 3만 명이 보게 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올해 나는 법무법인 유안의 (공동)대표가 되면서 더 이상 위와 같은 핑계를 댈 수 없게 되었다. 이제 나도 다른 대표님들과 한 배를 타게 되었으니 말이다. 지난 4월 우리 회사에서는 촬영, 기획, 편집을 맡아주실 PD님을 한 분 채용했고 킹무법인 유안 채널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첫 촬영 주제는 '수임료가 비싸지만 어려운 사건 vs 수임료가 저렴한 대신 쉬운 사건'이었다. 지상파 방송이나 라디오 방송 경력이 화려하신 두 대표님과는 달리 나는 이런 방송촬영이 아예 처음이었기에 어떤 말을 하면 좋을지 전날에만 무려 7~8시간 가량을 고민하며 촬영 준비를 했다. 대본을 만들어서 외우고 거울을 보며 연습까지 했다. 그런데 막상 촬영 때가 되어 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는 카메라들을 보니 말이 잘 나오지 않더라. 말을 더듬는건 아무것도 아니었고 말하려고 준비한 내용들이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긴장을 많이 한 탓에 메이크업을 전혀 하지 않은 어두운 표정의 내 얼굴은 더욱 잿빛이 되었다.

한 번 경험해보고 나니 유튜브 촬영이라는게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욱 힘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말을 조리 있게 잘 하는 두 대표님과 내가 비교되는 것 같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한다는 압박, 전문가다운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압박도 심했다. 법률서면을 작성하는 것보다 유튜브 촬영 준비가 더욱 힘들게 다가왔다. 혹시 나에 대한 악플이 있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에 영상에 댓글이 달려도 일부러 읽어보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래도 첫 영상을 촬영하고 약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이전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촬영에 임하고 있다. 부담되고 힘들다고 해서 피하는 것보다는 부딪쳐서 극복해내자라는 생각이 컸다. 요즘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변호사들이 참 많은데, 나라고 못할거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시청자들과 주변 사람들의 말(댓글)이 정말 큰 힘이 됐다.

2주 전에 올라간 '천원짜리 변호사' 1-2회 리뷰 영상의 조회 수가 8,000회를 넘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내가 나오는 영상을 본다는 생각에 영상 촬영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 부담감조차도 한 번 즐겨보려고 한다. 이 부담감이 나를 더 성장시키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

이렇게 우리 채널이 계속 성장하면 나를 변호사가 아닌 유튜버로 먼저 소개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 김칫국 마시는 것 같지만... 명함에 유튜브 채널 명부터 넣어야지.

▶ 법무법인 유안의 유튜브 채널(‘킹무법인 유안‘) 주소

https://www.youtube.com/channel/UCW7tLKWXSd7WWi0PAlbTcRQ